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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명 한 화장실 쓰고, 폐수 바닷물로 샤워” 생지옥 된 가자지구

0427 zion 2023. 11. 10. 11:45

“160명 한 화장실 쓰고, 폐수 바닷물로 샤워” 생지옥 된 가자지구

입력 2023.11.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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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한 어린이가 제공되는 식수를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이 가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물과 전력이 부족해지고 피란민 과밀화가 발생하면서 위생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각)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는 피란민 150만 명이 보호시설 등으로 대피했다. 이중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하는 시설 149곳에 72만5000여 명이 머물고 있는데, 더 이상의 수용은 불가능할 정도로 모든 시설이 꽉 찬 상태다.

시설 내 환경도 열악하다. 화장실 한 개를 평균 160명이 공유하고 샤워 시설 하나를 700명이 같이 쓴다. UNRWA는 대피소에 1인당 식수 1.5L와 음용수가 아닌 물 3~4L를 제공한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물 사용 최소량인 15L에 턱없이 못 미친다. 가자지구 남부에 식수를 생산하는 담수화 공장 2곳이 있지만, 평소 용량의 15% 수준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전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제한적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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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위생 조건은 점점 악화하고 새로운 집단 전염병이 발생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잇따른 공습으로 주요 시설이 파괴되면서 폐수 처리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때문에 폐수는 그대로 바다를 향해 흘러 들어가고 있으며 가자지구 해변의 바닷물은 대부분 심하게 오염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상황에서 물이 부족한 바닷가 인근 주민들은 오염된 물로 옷을 빨고 몸을 씻는다.

WHO는 지난달 중순 이후 가자지구에서 복통 장 질환 증상을 호소한 사례가 3만3500건 이상 나왔고, 그중 절반 이상이 5세 미만 어린이들이라고 밝혔다. 전쟁 전에는 관련 증상 보고가 월 2000건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질병 확산이 이미 현실화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