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병원에 하마스 땅굴 입구가? 이스라엘군 “민간인 방패 삼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병원을 군사적 목적으로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각종 영상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 영상에는 병원 부지에 땅굴 입구로 추정되는 곳이 담겼고,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병원 내부에서 이스라엘군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것으로 보이는 모습도 찍혔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을 열고 “하마스는 전쟁 기계의 일부로 병원을 체계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주요 병원인 ‘알 시파’에 하마스가 주요 작전 기지를 두고 테러를 목적으로 연료를 비축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가리 대변인은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카타르 자금을 지원받는 셰이크 하마드 병원과 인도네시아 단체가 건설한 병원에 대해서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에 대한 증거로 병원을 은신처로 이용하고 민간인의 전투 지역 이탈을 막는 하마스의 전략을 보여주는 동영상과 사진, 음성 녹음 파일 등을 공개했다. 우선 셰이크 하마드 병원 부지에서 지하 땅굴 입구로 추정되는 구멍을 찍은 영상이 공개됐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이 발견한 하마스 땅굴 입구다. 가자지구의 민간 병원 바로 옆에 있었다”고 했다. 또 하마스 무장 대원들이 병원 내부에서 병원으로 접근하는 이스라엘군에 총격을 가하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도 공개됐다.
위성 사진에는 인도네시아 병원 길 건너편에 로켓 발사대가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하가리 대변인은 “그들(하마스)은 병원에서 75m 떨어진 곳에서 이스라엘에 로켓을 발사한다. 이스라엘이 이 발사대를 공습하면 병원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마스 대원간 통화를 도청한 음성 녹음 파일에는 “현재 가자지구에 연료가 부족하다”면서 “인도네시아 소유 병원의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가리 대변인은 “하마스는 학교와 사원, 일반 주택, 유엔 시설 주변과 지하에 군대와 무기를 배치하고 있다”면서 “인간 방패는 하마스 테러 작전의 핵심이다. 특히 병원을 전쟁 기계의 핵심적인 부분으로서 체계적으로 활용하며 하마스는 이를 숨기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전쟁은 가자지구의 민간인이 아닌 하마스와의 전쟁”이라며 “우리는 하마스가 테러 기반 시설을 숨기기 위해 병원을 이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하마스의 병원 착취는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가자지구의 알 시파 병원 근처에서 구급차 호송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15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으로 다수의 하마스 공작원들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있는 3개 병원을 공격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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