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부에 깊은 감사”... 구치소 나와 의원들과 악수하며 미소
27일 새벽 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던 이 대표는 풀려났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3시 50분쯤 지팡이에 의지한 채 느린 걸음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빠져나왔다. 전날 오후 8시 34분쯤 서울구치소에 도착한 지 약 7시간 20분 만이었다.
이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자 그를 기다리던 지지자 150여명은 일제히 환호했다.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하며 구치소 정문 앞으로 모여들었고, 이 대표는 자신을 기다리던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희미하게 웃었다. 이 대표는 3시 52분쯤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 탑승했다가, 몇 분 뒤 다시 차에서 내려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정치는 언제나 국민의 삶을 지키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여야·정부 모두 잊지 말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 나라 미래에 도움 되는 존재가 되기를 정부 여당도, 정치권 모두에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진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다시 차량에 탑승했다. 이 대표는 단식 회복 치료를 받던 녹색병원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새벽 2시 23분쯤 법원이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자 지지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지지자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웬일이야” “이럴 줄 알았어”라며 밝게 웃었다. 일부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대표님 팔아먹는 수박들부터 박살내자”라고 외쳤다. 다른 지지자는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님과 함께 투쟁하라”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이 대표가 탑승한 검찰 호송차량인 검은색 스타렉스는 지난 26일 오후 8시 34분에 서울구치소 정문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투척물이 날아드는 것을 막기 위해 대형 그물망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탄 차량을 본 한 지지자는 “이것이 끝이었다면,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이었다면, 우리는 이 자리에 있지도 않습니다. 여기(서울구치소)는 그냥 첫 번째 출발의 시작지점이었으니까”라고 외쳤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 대표가 구치소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구치소 입구에 설치된 폴리스라인 안쪽에 파란색 계통의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들며 대기했다. 이들은 무대 위에 선 사람들의 말에 따라 ‘와’하며 호응했다. 한 사람이 ‘이재명’이라고 외치면 ‘힘내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촛불 모양 조명을 든 지지자도 있었다. 이 대표는 구치소에서 대기하면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렸다.
밤 11시가 넘어가자 일부 지지자들은 근처 마트에서 소주 등을 사서 마시기도 했다. 폴리스라인을 지키는 경찰을 붙자고 “이게 말이 되냐”며 따지는 사람도 있었다. 자정을 넘었는데도 지지자 150여명은 “윤석열을 탄핵하라” “구속영장 기각하라” 등을 외치며 자리를 지켰다.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구치소를 나서는 이 대표를 환영하기 위해 구치소 정문 바로 앞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기다리는 지지자도 있었다. 새벽 1시가 되자 민주당 의원들도 속속 도착했다. 26일 민주당 원내대표를 선출된 홍익표 의원을 비롯해 정청래,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고민정, 김영진, 문정복, 양이원영, 천준호, 김승원, 김원이 의원 등이 구치소 앞에서 대기했다. 영장심사에서 이 대표를 변호했던 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도 오전 1시50분쯤 모습을 드러냈다. 박 변호사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밝은 얼굴로 민주당 당직자들과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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