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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영풍제지 ‘주가조작’ 배후는 대양금속 一家

by 0427 zion 2023. 10. 25.

[단독] 영풍제지 ‘주가조작’ 배후는 대양금속 一家

인수 자금 모자라자 시세조종… 2934억 달하는 부당이득 챙겨

입력 2023.10.25. 03:00업데이트 2023.10.2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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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키움증권에서만 5000억원에 가까운 미수금을 발생시킨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의 배후 주가조작 세력에 작년 영풍제지를 인수한 대양금속의 오너 가족이 깊숙이 관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제지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신 모 씨, 김 모 씨가 20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24일 금융 당국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대양홀딩스컴퍼니(대양금속 최대 주주)의 지분 96%를 갖고 있는 이옥순씨의 아들 공모씨와 A 투자조합의 실질 운영자인 이모씨가 주가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조사해 최근 검찰로 넘겼다. A 투자조합은 작년 대양금속이 한 사모 펀드에서 영풍제지를 1289억원에 인수할 때 자금 100억원을 빌려줬다. 이후 대양금속은 A 투자조합에 영풍제지 지분을 일부 매도하면서 이 돈을 갚았다.

그런데 대양금속은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도, 막상 1300억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공씨는 사채 등 다른 방법을 동원해도 돈이 모자라자 ‘주가를 띄워서 매매 차익을 보거나, 주식 담보 가치를 높여 추가 대출을 받자’는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공모했다는 것이다. 실제 주가조작은 이씨를 비롯한 A 투자조합 관련자 5명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A 투자조합 입장에서도 대양금속에서 사들인 영풍제지 주가가 올라가면 이득인 구조였다.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무려 2만9000여 회에 걸쳐 주가조작을 했다. 주가조작으로 작년 10월 3000원대였던 영풍제지 주가는 최근 4만원대가 돼 1년 만에 13배로 급등했다. 주가조작 과정에는 매매 양측이 서로 짠 가격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통정매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주문을 넣는 ‘고가 매수’, 대량 매수로 시장에 나온 매도 물량을 모두 빨아들이는 ‘물량 소진’ 등 갖가지 기법이 총동원됐다. 주가조작으로 공씨와 이씨 등 시세조종 세력이 거둔 부당이득은 29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은 지난 8월부터 영풍제지 주가에 이상한 흐름이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벌여 왔다. 한국거래소가 영풍제지를 올해 두 차례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한 것도 시세조종 징후가 있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현재 검찰은 이 사건 피의자 중 4명을 구속했고, 피의자들의 예금 계좌 등을 동결하는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