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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남·송파 상가부터 규제 푼다... 강북 재개발지역 일부도

by 0427 zion 2023. 11. 14.

[단독] 강남·송파 상가부터 규제 푼다... 강북 재개발지역 일부도

서울시, 부동산 시장 얼어붙자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해제

입력 2023.11.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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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강남구 청담동·삼성동·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 일대의 상가와 업무용 빌딩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풀기로 했다. 구역 지정 후 거래가 급감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강북의 재개발 지역 일부도 해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재개발 후보지 전체가 묶여 있는데, 사업 대상지 선정 후 탈락 지역은 규제를 푸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서울의 아파트 단지들은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래픽=양진경

1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조만간 이러한 내용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한 규모 이상의 부동산을 거래할 때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규제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우려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를 사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하고, 상가·업무용 빌딩은 4년간 직접 입주해야 한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압구정동·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성동구 성수동 등이 토지거래허가 규제에 묶여 있다. 총 58.52㎢ 규모로, 서울시 전체 면적의 10% 정도다.

서울시가 이번에 상가와 업무용 빌딩에 대한 규제를 풀기로 한 지역은 박원순 전 시장이 2014년부터 사업을 추진한 국제교류복합지구다. 삼성동 코엑스에서 시작해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옛 한전 부지)를 거쳐 잠실동 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199만㎡ 규모 지역이다. 2020년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처음 지정됐고 이후 3차례 지정이 연장됐다. 압구정동, 여의도동 등과 달리 아파트와 상가, 업무용 빌딩 등을 구별하지 않고 ‘통으로’ 지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곳이라 땅값이 들썩일 것에 대비해 지역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었다”고 했다.

강북은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강북구, 노원구, 중랑구, 광진구, 용산구 등 재개발을 추진 중인 지역이 대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데, 재개발 사업 공모에서 탈락한 지역은 규제를 풀어주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서울시의 이번 규제 완화 방침은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배포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해제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용도나 지목에 따라 좀 더 정밀하게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이번에도 아파트 단지에 대해선 규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나 재건축 예정지는 규제를 완화하면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주민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서울시에 구역 해제를 요구해 왔다. 재산권 침해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강남구, 송파구 등은 구 차원에서 서울시에 민원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면 집값이 다시 상승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규제를 유지해 왔다.

서울시의 규제 해제안에 대해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견해가 많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시가 시장 충격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푸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봄쯤에는 시장에 영향이 적은 일부 아파트 단지도 풀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상업 지역의 토지거래허가제는 진작에 풀어야 했다. 집값과 관련도 없는데 투기를 막겠다며 기업들의 경영 활동에 걸림돌이 됐다”며 “재개발 지역 규제 완화로 빌라나 다세대주택 등의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아파트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어 아파트까지 풀긴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가 여전히 높은 데다 상가, 업무용 빌딩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땅 투기를 막고자 국토교통부 장관, 시·도지사가 거래를 규제한다고 지정한 구역. 이 구역에선 일정 규모 이상 토지를 거래할 때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