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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깬 이재명

0427 zion 2023. 9. 21. 08:39

약속 깬 이재명

표결 전날 “체포안 가결 땐 정치 검찰 날개” 부결 요구
‘불체포특권 포기’ 말 뒤집어… 여당 “국민을 속였다”

입력 2023.09.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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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입원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이튿날로 예정된 자신의 체포 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재차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했지만 석 달 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날로 21일째 ‘병상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검찰 독재의 폭주 기관차를 멈춰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원고지 약 10매 분량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명백히 불법 부당한 이번 체포 동의안의 가결은 정치 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검찰의 영장 청구가 정당하지 않다면 삼권분립의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한 국회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썼다. 이어 “검찰은 지금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 가결하면 당 분열, 부결하면 방탄 프레임에 빠트리겠다는 꼼수”라며 “올가미가 잘못된 것이라면 피할 게 아니라 부숴야 한다”고 했다.

체포 동의안 본회의 표결을 하루 앞두고 당내 여론이 분분한 가운데 사실상 ‘부결’을 공식 요청한 것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는 ‘말 바꾸기’에 대한 부담보다는 민주당 분열을 조장하는 검찰의 정치 공작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 밖의 ‘부결 요청’으로 친명·비명 양측 모두 계산이 복잡해진 상황이다. 이날 오후 소집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30명이 발언했고, “정치 검찰에 놀아나선 안 된다”는 주장과 “방탄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부결 표결’을 당론으로 채택하진 않았다. 비주류 중진 의원은 “친명 지도부는 ‘부결 당론’을 만들고 싶어 하는데, 이재명 개인을 살리자고 당이 죽는 길로 가자는 건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에) 당당하게 걸어서 가겠다고 했다”며 “국민을 속였다”고 말했다. 여당은 ‘이재명 체포 동의안 가결,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 부결’ 원칙으로 21일 본회의에 국무위원까지 출석시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