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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동훈 “공부보다 피해자들께 반성이 우선” 소년수에 답장

by 0427 zion 2023. 10. 25.

[단독] 한동훈 “공부보다 피해자들께 반성이 우선” 소년수에 답장

입력 2023.10.25. 16:40업데이트 2023.10.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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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장관이 25일 서울남부교도소 내 ‘만델라 소년학교’에 수감돼 있는 소년수(囚)들에게 영상 편지를 보냈다. 이달 초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 있는 법무부장관 집무실 앞으로 소년수들의 편지가 도착하자 한 장관이 직접 답장을 한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뉴스1

올해 3월 문을 연 만델라 소년학교는 경북 김천소년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만 14세 이상 17세 이하의 소년수 36명이 이감돼 못 이룬 학업의 꿈을 키우는 곳이다. 법무부가 작년 10월 발표한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토대로 학업 지원을 통해 원활한 사회 복귀를 돕고 소년수의 교정·교화, 재사회화 등을 위해 한 장관이 직접 지시해 설치됐다. 교도소 안에 교육과정을 만들어 학교처럼 정규 수업을 하는 건 만델라 소년학교가 국내 최초다. 만델라 소년학교에는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다’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말이 교훈(校訓)처럼 걸려 있다.

법무부는 이날 유튜브 채널 ‘교정본부TV’를 통해 보이는 라디오 방송 형식으로 한동훈 장관의 답장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한 장관은 자신의 목소리로 읽은 답장 편지에서 “몇분께서 보내주신 편지들 잘 봤다”며 “만델라 소년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계시다는 말씀에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작년에 법무부장관 일을 시작했을 때 10대 수용자들이 모두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김천소년교도소 한 곳에 수용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 한창 공부해야 할 나이인 것을 생각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형사 처벌 대상인 19세 미만 소년수는 소년교도소로는 전국에 한 곳뿐인 경북 김천소년교도소에 수감된다.

한 장관은 “오랫동안 그렇게 운용될 수밖에 없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테니 바꾸는 게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면서도 “결국 서울남부교도소에서 10대 수용자들이 생활할 수 있게 하고 거기서 정규 학교 교육을 받는 만델라 소년학교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만델라 소년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의미있는 성과도 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저도 그렇고 이 일을 같이 한 저의 동료 교정공직자들도 참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한 장관은 “국민들 중에서는 ‘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저런 교육까지 시켜줘야 하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다”며 “불편하게 듣지 말고, 그 말씀을 깊이 생각해 봐달라”고 했다. 이어 “아마 많은 피해자들의 마음도 그럴 것. 피해자들의 아픔은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는다”며 “공부보다 피해자들께 미안해하고 반성하는 것이 우선. 그걸 늦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끝으로 한 장관은 “라디오 음악 방송이니까 제가 좋아하는 음악 한 곡 틀어달라고 부탁했다”며 영화 ‘어바웃타임’의 OST로 유명한 지미 폰타나의 곡 ‘il mondo’(일 몬도)를 요청했다.

앞서 만델라 소년학교에 수감돼 있는 소년수 3명은 이달 초 한 장관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한 소년수는 “만델라 소년학교로 오면서 선생님들께서 진로 상담도 해주시고 엇나가려 할 때마다 잡아주셨다”며 “올해 1월부터 하루도 안 빠지고 일기를 쓰고 있다. 오늘 하루 무엇을 하였는지, 어떤 감정들이었는지 생각하며 하루를 되돌아보고 저 자신을 항상 바로 잡으려 한다”고 썼다. 다른 소년수는 “어두운 그늘 속에서 자라와 꿈도 미래도 없었던 저는, 만델라 소년학교의 가르침과 지도를 통해 꿈과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며 “장관님께서 마련해주신 지금의 기회가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며 매 순간 감사하게 된다”고 했다.

서울남부교도소 측은 조만간 소년수들에게 한동훈 장관의 답장이 담긴 영상을 시청하도록 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