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동안 이어진 혹독한 ‘달의 밤’...인도 달 착륙선 결국 못 깨어나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해 임무를 수행했던 인도의 달 착륙선과 탐사 로봇이 길고 추운 달의 밤을 이겨내지 못하고 깨어나지 못했다.
23일(현지 시각) 인디아 투데이 등에 따르면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전날 달 에 아침이 밝아와 잠들었던 달 착륙선 비크람, 탐사 로봇 프라기안과 교신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신호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ISRO는 앞으로 며칠 동안 교신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이들이 깨어나 다시 탐사를 시작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전했다.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 비크람은 지난달 23일 달 남극에 착륙했다. 성공적으로 착륙 후 탐사 로봇 프라기안이 내려 탐사를 시작했다. 프라기안은 13일 동안 100m 정도를 이동하며 남극 표면에 황(黃)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비크람은 달 남극 표면 토양의 기온을 측정하는 등 각종 과학 데이터를 지구로 보냈다. 그 사이 달의 밤이 찾아왔고 이들은 지난 3일 수면 모드에 들어갔다.
달에서는 낮과 밤이 14일 주기로 바뀌어 달에서의 하루는 지구에서의 약 4주와 같다. 특히 달 남극은 밤 동안 기온이 영하 100도 이하로 떨어지는 극한의 환경이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어 작동하는 이들은 태양 전지판을 해가 떠오를 곳을 향해 두고 잠들었고, 22일 해가 떠올라 전지판이 데워졌지만 깨어나지 못했다. 이를 두고 BBC는 “극한적인 저온에서 배터리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비크람과 프라기안이 달의 밤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은 어느 정도 예측됐다. 영하 100도 이하로 떨어지는 길고 혹독한 달의 밤을 견디려면 보온 장치를 달거나 내구성이 강한 부품을 사용해야 하지만, 그만큼 비용과 무게 등이 커져 비크람과 프라기안은 그러한 장치를 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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