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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언론, 이재명 측근 잇따른 사망 왜 침묵하나… 선택적 보도 논란

by 0427 zion 2024. 10. 16.

[이슈포커스] 언론, 이재명 측근 잇따른 사망 왜 침묵하나… 선택적 보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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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16 07:00
  • 수정 2024.10.16 07:33
기자명홍보영 기자 hongbo836@newscj.com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바로가기 기사스크랩하기 다른 공유 찾기본문 글씨 줄이기본문 글씨 키우기

대장동 사태 후 이재명 관련자 6명 사망
명품백, 채 상병 사건 1년여 보도한 언론
이재명 측근 연이은 사망 보도는 미온적
특정사건만 집중 혹은 무시해 여론 왜곡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들이 연이어 사망하는 사건에 대해 언론의 반응이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21년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시작된 이후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인물들의 사망은 현재까지 여섯 명에 이르렀으나, 언론은 이에 대한 보도를 상대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김건희 여사의 ‘300만원 명품백 수수 의혹’은 1년 넘게 지속적으로 다뤄지고 있어, 이러한 보도 차이는 선택적 보도의 전형적인 사례로 비판받고 있다. 선택적 보도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이해관계나 편향에 따라 특정 사건만 집중적으로 다루고, 다른 사건들은 축소하거나 무시하는 보도 행태를 뜻한다. 이로 인해 여론이 왜곡되고, 중요한 사건들이 묻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측근들의 잇따른 죽음, 우연일까?

이재명 대표와 연관된 사망자들은 대부분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이 있다. 첫 번째 사망자는 2021년 12월 10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으로, 그는 영장이 청구된 다음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뒤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업의 핵심 실무자로 평가된다. 그의 죽음은 대장동 사건에 첫 번째로 기록된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불과 열흘 후,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 사업의 실무를 담당하며 논란이 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의 심사에 관여한 인물이었다. 이후 이재명 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본부장의 연루와 검찰 조사가 이어지면서 김 전 처장은 목숨을 끊었다.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맨 오른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015년 1월 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카이타워 전망대를 찾은 모습. (출처: 뉴시스)

2022년 1월 11일에는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보한 시민단체 대표 이모씨가 사망했다. 그는 사망 직전 자살할 의사가 없다는 글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후 그의 사인이 지병으로 인한 병사로 결론났지만, 그가 제보자였다는 점에서 의혹이 여전히 남아 있다.

2022년 7월 26일,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된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40대 남성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A씨는 법인카드 유용 과정에서 김혜경씨와의 연관성 때문에 주목받았다. 이 역시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인물들의 연속적인 죽음 중 하나로 기록됐다.

2023년 3월 9일에는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초대 비서실장이었던 전모씨가 자택에서 사망했다. 그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피의자로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전씨의 죽음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된 또 다른 측근의 비극이었다.

마지막으로, 지난 14일에는 경기도교통연수원의 간부 A씨가 강원도 고성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2021년 민주당 경선 당시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며 활동한 인물로,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를 비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로써 대장동 사태 이후부터 최근까지 이재명 대표 측근 사망자는 여섯 명에 이르게 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배우자인 김혜경씨가 지난달 2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언론의 비상식적인 반응

여섯 명이나 되는 이재명 대표 측근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언론의 반응은 의아할 정도로 미온적이다. 대장동 개발의 복잡한 구조와 이권 관계는 대중에게 쉽게 이해되지 않고 있으며, 언론도 사건을 복잡하게 다루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회적, 정치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반면, 김건희 여사의 ‘300만원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1년여간 언론이 물고 늘어지고 있다. 최재영 목사가 “의도를 가지고 접근해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하고 촬영했다”고 했음에도 악의적으로 접근한 최 목사에 대한 비판보다 김 여사에 대한 수수 여부에만 초점을 맞춘 보도가 1년여간 지속되는 상황이다. 또 채 상병 사망 사건도 1년여간 야당의 여론몰이와 이에 부응하는 언론의 집중보도가 이어졌다. 이처럼 한 사람의 사망과 300만원 가방에도 들끓는 언론이 이재명 측근들의 연이은 사망 사건은 상대적으로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

이러한 언론의 이중적 태도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사건의 보도 강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또한 여당과 야당 모두 사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고, 이는 이재명 대표 측근 죽음 수사에 대한 본질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

◆진실 규명 요구는 흐지부지

이재명 대표 측근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가 흐지부지된 데는 국민의힘의 미온적 태도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2022년 11월, 당시 국민의힘 당권 주자였던 김기현 의원은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느냐”며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책임을 거론했고,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죽음의 공포가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느냐”고 압박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의힘은 이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를 이어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진상규명 요구가 점차 약화돼 흐지부지됐다.

시민단체 또한 대장동 개발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하며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의 책임을 명확히 할 것을 주장했으나, 언론의 제한적인 보도와 정치적 이슈로 인해 이러한 요구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여러 단체는 대장동 사건을 한국 사회의 권력 구조와 부패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중대한 사건으로 평가하고, 진실 규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표명했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이 다른 사건들에 쏠리면서 진실 규명을 위한 압박은 점점 약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출처: 뉴시스)

◆정치적 침묵 속에서 진실 밝혀야

여섯 명의 사망 사건은 결코 우연으로 치부할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다.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인물들이 연이어 사망한 것은 한국 사회의 권력과 부패의 복잡성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례다. 그러나 대장동 사건과 관련된 이러한 죽음들은 정치권과 언론의 미온적인 반응 속에서 점차 묻혀가고 있다.

반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수개월째 이어지는 집중적인 보도는 언론의 이중적 태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권력자들에 대한 진실 규명과 책임 추궁이 정치적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이재명 측근들의 연이은 사망 사건에 대해 더욱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하며,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정치권과 언론은 사건을 방관할 것이 아니라, 진실을 찾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대중의 피로감과 무관심 속에서도 민주주의와 정의 실현을 위해서는 이러한 사건들이 단순한 음모론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언론의 사명은 진실을 보도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며 “좀 더 구체적으로 소상히 기사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언론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편향성 없이) 심층적으로 보도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