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명수' 초순수 국산화 3년 만에 결실...내년 첫 사용
‘반도체 생명수’로 불리는 초순수(ultra pure water)가 국산화에 성공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국내 반도체 공장에서 처음 사용된다. 우리나라가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처음 생산한 1983년 이후 41년간 일본에서 수입해오던 초순수가 처음으로 순수 국내 기술로 대체되는 것이다.
13일 한국수자원공사(수공)에 따르면, 국산 초순수가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에서 웨이퍼 생산 공정에 투입된다. 환경부가 2021년 6월 ‘초순수 국산화’를 정부 과제로 선정하고 국내 기업들과 경북 구미의 SK실트론 2공장에 ‘초순수 실증 플랜트’를 만들어 국산화에 나선 지 3년 만에 이룬 성과다. 초순수는 물을 구성하는 수소·산소만 남기고 무기질과 박테리아 등을 전부 제거한 물로 반도체 웨이퍼의 불순물을 씻어내는 데 쓰인다.
초순수는 반도체 공정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동안 일본에 수입을 의존해왔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통상산업성(현 경제산업성) 주도로 구리타·노무라 같은 초순수 생산 기업을 지원하면서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인공지능(AI) 산업 발달에 따라 고사양 반도체 생산이 늘어난 최근에는 웨이퍼 1장을 만드는 데 초순수 7t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초순수 기술을 ‘주권 기술(sovereign tech)’로 다루면서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5년까지 초순수 관련 설계·운영 기술은 100%, 핵심 장비는 70%가량 국산화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공은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사용된 오염된 용수를 정수해 재사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수공과 SK하이닉스는 2025년부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내 반도체 공장에 이런 물 공급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지난 11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렇게 되면 물 재활용이 가능해져 하천에서 끌어오는 물 공급량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윤석대 수공 사장은 “초순수 국산화 등 물을 활용한 원천기술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술 발전과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한 안정적인 용수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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