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김종민·조응천 민주 탈당 “양심 때문에 더 못하겠다”
이원욱·김종민·조응천 민주 탈당 “양심 때문에 더 못하겠다”
윤영찬은 이탈 “민주당 남겠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에 속한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이 10일 탈당을 선언했다. 원칙과 상식은 원래 윤영찬 의원까지 네 명이지만, 윤 의원은 기자회견 직전 ‘민주당 잔류’ 의사를 밝히며 이탈했다.
윤 의원을 제외한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40분 탈당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한국 정치에 이의 있다”며 “새로운 길을 열겠다”고 했다.
세 의원은 “오늘 민주당을 떠나 더 큰 민심의 바다에 몸을 던진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따졌다면 이 길을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원칙과 상식’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의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 설치를 요구해 왔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재명 정치와 싸우는 것도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며 “(탈당의) 가장 근본적 이유는 양심 때문”이라고 했다. “이 비정상 정치에 숨죽이며 그냥 끌려가는 건 더 이상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방탄 정당, 패권 정당, 팬덤 정당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지만 거부당했다”며 “3총리가 진심 어린 충고를 (이재명 대표에게) 했지만 어떤 진정성 있는 반응도 없었다”고 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독주,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해야 하지만, 지금 이재명 체제로는 윤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며 “윤 정권을 반대하는 민심이 60%지만, 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그 절반밖에 안 된다”고 했다. “나머지 30%의 국민은 윤 정권이 이렇게 못하는데도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정치는 실패했다. 승자독식 때문”이라며 “미래로 가는 개혁 대연합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있다면 모든 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이라며 “정치개혁의 주체를 재구성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세 의원은 ‘제 3지대’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도 11일 탈당을 예고한 상태다.
윤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을 30여분 앞두고 민주당에 남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민주당에 남기로 했다”며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지금까지 함께해온 원칙과 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라며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 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 그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제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원칙과 상식’에 속한 다른 세 의원도 윤 의원의 민주당 잔류 결정을 기자회견 직전에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탈당은 안 하겠다면서도 “신당의 가치와 염원에 대해 동의한다. 그 분들 또한 대한민국 정치를 걱정하고 바꾸려는 분들이다. 성공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 분들에게 누구도 돌멩이를 던질 자격은 없다고 본다”고도 했다.
윤 의원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가 지역구다. 친명계 현근택 변호사가 이 지역에서 윤 의원과 경쟁하고 있다. 현 변호사는 최근 지역에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당 윤리감찰단이 감찰에 착수한 상태다. 민주당 안에선 윤 의원이 탈당하지 않고 당 잔류로 선회한 이유가 현 변호사의 감찰 때문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